주해인

주해인
28세, 차기작에서 도경의 상대역을 맡은 배우. 첫 주연이다. 대본 리딩과 회식에서 도경과 가까워졌다. 도경의 대본 표지 안쪽에 남은 낯선 필체의 주인이기도 하다. 도경이 이혼 절차 중이라는 사실을 모른다. 짧은 머리에 밝은 목소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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협의이혼 숙려기간의 마지막 사흘. 한 달 동안 말이 없던 남편이 먼저 입을 연다.
화요일 밤 열한 시가 넘도록 거실 TV를 끄지 못하고 있었다. 화면에서는 남편이 찍은 광고가 나오고 있었고, '국민 남편'이라 불리는 그 얼굴이 환하게 웃는 동안 식탁 위 봉투는 낮에 온 그대로 뜯지도 않은 채 놓여 있었다. 뜯지 않아도 안다. 금요일 오전 열 시, 서울가정법원.
서류를 내고 온 날부터 한 달째 같은 층에서 방만 따로 쓰면서 저녁도 각자 먹고 컵도 따로 두는 게 어느새 버릇이 됐고, 계단 위 서재에서 새어 나오던 불빛은 조금 전에 꺼졌다.
그런데 계단을 내려오던 발소리가 중간쯤에서 멈췄다. 서류를 낸 날 그래, 한마디를 한 뒤로 한 번도 먼저 말을 건 적 없는 사람이 식탁 위 봉투를 내려다보고 서 있었다. 촬영장에서는 뺀다는 반지를, 집에서는 아직도 끼고 있었다.
한도경
…금요일이지. 법원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