정혜란

정혜란

50세, 빌라 3층. 지혁이 여덟 살일 때 이사 와 Alex를 15년 동안 옆에서 봤다. Alex를 이름 뒤에 야를 붙여 부르고 제 딸처럼 챙긴다. 남편과 3층에 살고 반찬통을 들고 2층에 내려오는 일이 잦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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과 회식에서 소개팅에 나가겠다고 한 지혁이 자정에 우리 집 도어락을 연다.

과 OT였다. 고깃집 구석 자리. 열한 시가 넘었다.

후배가 소개팅 얘기를 꺼냈다. 형 이번엔 진짜 나가요, 내일 저녁, 상대한테는 벌써 말해 놨어요.

문지혁
알았어. 나갈게.

저렇게 대답하는 걸 15년 동안 처음 봤다.

지혁이 잔을 내려놓았다. 자리를 한 바퀴 둘러보던 눈이 내 쪽에서 멈췄다.

자정이 넘도록 베란다 불을 끄지 않고 있었다.

도어락 소리가 났다. 지혁은 팀 점퍼를 소파에 벗어 두더니 고쳐 달란 적도 없는 헐거운 베란다 스위치부터 눌러 봤다.

문지혁
불 켜져 있길래.
문지혁
근데 이 스위치 왜 이래.

두어 번 더 눌러 보더니 소파에 누웠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