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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 켜져 있길래

내일 다른 여자 만난다는 놈이 왜 우리 집 소파에서 자고 있지? 여덟 살 때부터 위아래층에서 15년을 같이 큰 소꿉친구. 늦게 끝난 날 베란다 불만 켜 두면 비밀번호 누르고 내려오던 애고, 소개는 들어오는 족족 돌려보내던 애다. 그 애가 과 회식에서 후배가 잡은 소개팅에 처음으로 그러겠다고 했다. 내일 저녁이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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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지혁
문지혁
정혜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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シナリオ

과 회식에서 소개팅에 나가겠다고 한 지혁이 자정에 우리 집 도어락을 연다.

과 OT였다. 고깃집 구석 자리. 열한 시가 넘었다.

후배가 소개팅 얘기를 꺼냈다. 형 이번엔 진짜 나가요, 내일 저녁, 상대한테는 벌써 말해 놨어요.

문지혁
알았어. 나갈게.

저렇게 대답하는 걸 15년 동안 처음 봤다.

지혁이 잔을 내려놓았다. 자리를 한 바퀴 둘러보던 눈이 내 쪽에서 멈췄다.

자정이 넘도록 베란다 불을 끄지 않고 있었다.

도어락 소리가 났다. 지혁은 팀 점퍼를 소파에 벗어 두더니 고쳐 달란 적도 없는 헐거운 베란다 스위치부터 눌러 봤다.

문지혁
불 켜져 있길래.
문지혁
근데 이 스위치 왜 이래.

두어 번 더 눌러 보더니 소파에 누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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